모로코 단상

모로코를 다녀온지 무려 10개월이 지났지만, 늦게라도 정리하는 것이 낫지 싶어서 글을 끄적여 본다. 모로코를 여행하는 많은 한국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신선한 시선과 도움이 되는 바람에 흔한 관광지 얘기나 사막의 경이로움보다는 호객과 페즈(Fes)에서의 경험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조금 더 가벼운 정리는 내 인스타 스토리를 추천한다.

(1) 호객에 관하여

많은 분들이 모로코 하면 과격한 호객 행위 때문에 안 좋은 인상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다. 실제로 마라케시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제마엘프나 광장은 호객의 꽃(?)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수많은 호객꾼이 치열한 호객을 벌인다. 그도 그럴 것이, 족히 100여 개는 되보이는 포장마차들이 뚜렷한 차별화 없이 (적어도 지나가는 여행객의 눈에는) 모로코 음식을 팔고 있다. 거진 모든 식당이 쿠스쿠스, 타진, 모로코 민트 차를 주력 상품으로 파는듯 했다. 고로 제품이 차별화 되지 않으니, 세일즈와 마케팅(?)에서 차별화를 둘 수 밖에 없다 😅 물론 제품에서도 차별화를 꾀할 수 있겠지만 (분명 꾀하고 있을 것이다), 호객이라는 어떻게 보면 가장 확실한 수단에 집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과격하고 집요한 호객 행위에 적잖이 애를 먹었는데, 위와 같은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부터 조금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는 혼자 여행 할 때, 큰 계획 없이 많이 걸어 다니는 걸 여행의 큰 줄기로 생각하는데, 그 덕분에 하루에 제마엘프나를 몇 번이고 왔다갔다 할 수 있었고, 그때마다 다양한 호객꾼들을 만나고, 그들을 관찰하고, 또 그들에게 다양한 반응을 하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그대가 관광객이고, 동양인이기 때문에 호객 행위를 하는 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호객 행위는 사업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에, 호객꾼들은 국적불문,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 호객꾼 사이에서 티격태격 하기도 하고 모로코 사람들 조차 쩔쩔 매거나 불쾌해 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가니 괜찮다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호갱 같아 보여 꼭 찝어서 타켓팅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다. 결국 내 주머니 속 돈과 다른 사람의 돈은 똑같다. (물론 낯선 여행객이기 때문에, 불안해서, 거절의 후폭풍이 두려워서 주머니에서 돈이 더 잘 나올 수 는 있겠지만) 이때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경지는 호갱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호객을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이는가 일것이다. 심판은 경기의 일부라고 누누히 얘기했던 캡틴 박처럼 호객도 마라케시 관광의 일부이니 말이다.

두 번째로 호객도 아트(Art), 즉 예술의 영역이다. 앞서 말했듯이, 호객은 프로덕트 마케팅, 세일즈이기 때문에, 결국 고객의 마음을 열고, 지갑을 열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적절한 말빨과 푸근한 인상으로 찰나에 고객과 래포(Rapport)를 쌓아야 하고, 고객이 가던 길을 멈춰서 아주 조그만 관심이라도 보일 때, 고객의 흥미를 계속 이끌어 낼 수 있는 빌드업 멘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딜(deal, 즉 내 주문과 계산)을 클로즈 할 수 있는 추진력과 고객의 결정을 끌어 낼 수 있는 여러 펀치라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많은 제마엘프나 호객꾼들이 잘 못하는 것 같지만, 내가 설득을 하지 못해서 고객이 다시 제 갈 길을 간다고 하면 인상 찌푸리지 말고 쿨하게 놓아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인상을 남기면 오히려 고객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제품 차별화가 별로 없으니).

찰나에 마음을 여는 여러 호객 픽업 라인이 있고, 수 많은 호객 레퍼토리가 있겠지만 내가 들었던 말들은 다음과 같다.

  • “메뉴만 한 번 보고 가” (부담 감소)
  • “어차피 다 똑같아” (굳이 심사숙고 할 필요 없음을 알려줌)
  • “브라더!” (친한 척),
  • “너 어디서 왔어?” (친한 척)
  • 그 외 중국어 / 일본어 인사 기타 등등

호객의 특성상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소리 치거나 말 그대로 허공에 내 말을 투척해야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말들은 나에게 인식되지 않는다. 근데 더러더러 날아와 내 마음에 꽂히는 말이나 행동들이 있다. 피식하게 만들거나 너무 터무니 없는 소리라 웃게 만드는, 어쨌든간 마음을 동하게 하는 말들이 있다. 1년 가까이 지나서 잘 기억나지 않고, 게 중에는 왠지 모르게 “난 세네갈 사람이야. 악수하자. 넌 어디 사람이야?”와 같은 너무나도 진부한 말들도 있었지만, 호객에서도 말의 힘은 유효하다.

마지막으로 여행객으로서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우아하게,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거절하고 싶을 때는 쉽게 거절하는 일일 것이다. 거절은 실로 힘든 일이다. 호객꾼들에게 뿐만 아니라 비단 모든 사람들에게 그러하다. 여행 중에는 특히 그런 것이 외지인이라서, 무서워서, 여행을 기분 좋게 하고 싶어서와 같은 복잡한 감정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호객에겐 응할 순 없다. 우리는 거절을 해야만 한다. 여행은 그런 낯선 공간에서 낯선 이에게 느끼는 불편함을 마주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내가 느낀 효과적인 방법 몇 개는 다음과 같다.

일단 웃으면 좋다. 그리고 합장 하듯이 바디 제스쳐도 취해주면 좋다. 호객의 존재를 인정하고, 너의 말을 들었음을 인식하지만, 나는 갈 수 없다라고 정성 들여 표현하는 것이다. 내게 가장 효과적이였던 거절은 내가 이미 밥을 먹었음을 정중하게 밝히는 것이였다. 배를 보여주며 I already ate, I’m full! 내 배 가득 찼어! 라고 통통 쳐주거나 어루 만져주면, 아니면 숟가락질 하는 시늉을 하면, 이 친구들도 인지상정이 있기에 2끼는 못 먹는다는걸 알고 순순히 놓아곤 했었다. 읽고 계신 분 중 더 나은 거절이 있다면 공유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 웃긴게 있다면, 호객의 전략 중 하나가 거절을 거절한다는 것일 것인데 (Twice가 부릅니다 거절을 거절해~🎶), 난 이미 먹었어는 이때도 꽤 효과적이다. 이건 내 마음의 변덕이 아니라 육체의 불가역적 문제인 걸 이해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모로코 여행 자체로 돌아와서, 제마엘프나 광장에 있는 많은 포장마차는 결코 싸지 않다! 한 번 정도는 갈 만 하고, 그 이후에는 광장 주변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현지인들이 가는 노포들을 훨씬 추천한다. 그리고 마라케시에서도 제마엘프나의 호객만 넘길 수 있으면, 더 한 호객꾼들을 만날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택시도 있긴 한데, 여기는 가격을 쎄게 (굉장히 싸게) 부르면 대부분 떠나간다.

(2) 페스에서 길 잃기

모로코 여행 중에 많은 분들이 페스(Fes)라는 아름답고도 악명(?) 높은 중세 도시를 찾게 된다. 특히 페스의 구 도심이자, 성벽으로 둘러 싸여 있는 메디나는 9천여 개의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어 도시보다는 미로에 가까운, 그렇지만 그래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에서는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안에서 옛 문화와 환경을 유지하고 계승하며 살고 있다. 서울과 큰 도시에서 대부분 생활을 해왔던 나로서는, 페스의 골목들은 더욱 낯설게 다가왔다. 물론 나도 지금은 사라져버린 옥수1동의 달동네도 가보고, 초등학교 때는 집 앞에서 팽이 치기도 곧잘 했을만큼 골목길과 어색한 건 아니였다. 그때 마주했던 골목들은 길이 좁고 가파르더라도 하늘로 열려 있어서 답답함이 덜 했던 것 같다. 이와 반대로 페스 골목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의 시야를 골목을 만드는 건물들이 빽빽히 채운다는 것일 것이다. 건물이 높아서가 아니라, 워낙 공간이 오밀조밀하기 때문에 건물이 2 – 3층만 올라가더라도 빛이 들어오기 힘들다.

페스에는 사람 어깨가 낄 정도로 좁디 좁은 길도 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이리저리 꺾은 뒤에 예상치 못하는 곳에 나오기도 하고, 또 이어져 있는 것 같다 싶으면서도 어느 순간 막다른 곳에 이르는 길도 수 없이 많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골목 사이에서는 길을 잃기가 너무나도 쉽다. 혹자들은 구글 지도가 있는데, Maps.me가 있는데, 어떻게 길을 잃어버릴 수 있냐?라고 할 지 모른다. 길을 꽤 잘 찾는다고 자부하던 나도 그렇게 생각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페스는 엔지니어링적으로 얘기하면 엣지 케이스의 향연이다. 아주 좁은 두 골목이 나란히 간다거나 (GPS가 어떤 골목인지 판단하기 어려움), 길이 건물 안으로 들어 간다거나 (지도에서 길을 벗어남), 길이 온라인 상에 업데이트가 안되어 있거나(너무 길이 많아서 업데이트가 되지 않음)와 같이 GPS 기반의 지도가 오작동하기 좋은 거의 모든 악조건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당연하게 불편하다. 골목명은 당연히 보이지 않고, 밤이 되면 빛이 들어오는 골목은 “대로” 뿐이고, 수 많은 갈래길들은 어두운 것을 넘어 깜깜하다. 그렇기 때문인지, 그래서인지 한산하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제마엘프나의 호객들 보다 더한 페즈의 삥 뜯는 가이드가 나온다. 길을 잃은 외지인들에게 접근해서 길을 가르쳐 준다고 하고 (실제로 가르쳐 주고 데려다주긴 한다), 목적지에 다다를쯤 돈을 요구한다. 요구보다는 갈취가 조금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가이드만 해주고, 제 갈 길을 간다면 근사한 미담으로 남겠지만, 가이드 마다 꽤 많은 돈을 가이드료로 요구한다. 팁 정도가 아니라 거진 하루치 일당을 벌어가는 느낌이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리고 나도 죽음과 세금처럼, Fes의 삥 뜯는 가이드를 피해갈 순 없었다. 설마 나에게도 일어날까 했었고, 나라면 길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호기로움과 또 가이드를 만나면 어떨까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밤 10시쯤 친구 숙소에서 나와서 내 숙소로 돌아 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15분 정도 가서 길을 잃어버렸다(!😅) 최대한 낮에 왔던 길을 더듬으며, 길 안 잃은 척 힐끔힐끔 구글 지도를 보며 나 길 잃지 않음. 나 자신감 있음. 나 여행 잘함.을 얼굴에 쓰고 열심히 왔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길을 잃어 있었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실제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건 처음이였던 것 같다. 길 잃음은 많은 것들이 그러하지만 복기가 쉽지 않은데, 나중에 숙소에 잘 돌아와서도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두리번 두리번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삥 뜯는 가이드의 은총이 나에게도 찾아 왔다. 길을 잃긴 했으니, 나는 악명을 익히 알고 쫄아 있긴 했지만, 편하게 돈 내고 가자라는 생각에 흔쾌히 내 숙소의 주소를 보여주었다.

아예 초장부터 가이드료를 제시하며 쇼부를 봐버릴까 하다가 이 가이드 친구는 머나먼 타지에서 고생하는 외지인 친구를 위해 순수하게 도와주려고 하는거면 어쩌지하고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스몰 톡을 주고 받는 와중에 나는 돈 없는 학생이라며 내 나름대로 열심히 밑밥을 깔았고, 어느새 우리는 숙소 앞 골목에 다달아 있었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이윽고 가이드료를 둘러싼 눈치 싸움도 막을 올렸다. 그때 내 지갑 사정이 확실하게 기억나진 않으나, 꽤 큰 지폐 하나 (예를 들어 100 디르함), 그리고 20 디르함 정도 되는 작은 지폐 하나가 있었던 것 같다. 집을 돌아오며 열심히 짱돌을 굴린 나는 공갈빵 하나를 1 디르함에 먹을 수 있으니 20 디르함도 적지 않은 돈이라 생각했고, 가이드 친구한테 20을 줬다.

20을 보자 시종일관 웃으며 오던 가이드는 일순간 화를 내며 자기가 패밀리 맨이니 이 돈은 너무 작다고 태세 전환을 했다. 내 시간을 써서 이렇게나 걸어왔는데! 고작 이거?라며 내 살짝 쫄은 얼굴을 눈치 챘는지, 먹이를 움켜쥔 야수처럼 오늘 하루 일당을 여기서 다 해먹겠다는 마인드로 그는 지갑을 보여달라고 요구 했고, 거스름돈이 없다는 나의 변명을 보기 좋게 비웃으며, 100을 주면 자기가 거스름돈을 만들어 오겠다며 골목 근처에 앉아 있던 노점상에게 유유히 다가가 내 100을 50 2개로 나눠 가져 왔다! 그리고 만나서 반가왔다며 빠른 걸음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졌다.

얘기가 조금 늘어졌는데, 페스에서는 이런 복잡한 지리를 이용한 각종 양아치가 도시 곳곳에 진을 치고 있다. 포켓몬 트레이너 마냥 길을 막고 서있는 중딩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이 길은 막 다른 길이니 자기를 따라 오라고 했었다. 해가 아직 중천이었고, 구글 지도도 꽤나 이 길이라고 확실하게 얘기해서 망정이지 나는 하마터면 한참동안 또 뺑뺑 돌 뻔 했다. 하나만 더 얘기하면 친구 숙소에서 먹다 남은 피자 한 판을 숙소에 가져가고 있었는데,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다고 했던가, 이 피자도 양아치 무리들을 만나서 절반 넘게 기부했다. (가이드 만나기 약 5분 전 😅).

하지만 그래도 나를 물리적으로 해치려는 친구들은 없었다. 페스는 결국 관광 도시고, 수입의 굉장히 큰 부분을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기에 이 사람들도 나를 해치려는 제스처를 취하거나 위협하진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호기로움을 뽑내며 내 운을 시험하기 보다는 그냥 가지고 있는 것을 원하는대로 역시 안전한 것 같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사실 지금부터인데, 여행객으로 우리가 결국 온전히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것은 이런 경험을 어떤 인상으로 마음에 새기냐 일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가장 좋은 방법은 we take the high road 의 자세하다. 폭력에 질 수 없다며, 내 여행을 망칠 수 없다며, 우아하고 넉살 좋게 대처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물론 이런 삥 뜯는 가이드나 양아치를 가볍게 골탕 먹일 수 있다면 소소한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가이드 형(?)한테도 나도 패밀리 맨이라며 조금 더 환하게 웃으며 먼저 악수를 청하면서 제발 봐줘라고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조금은 더 뻔뻔해져야 한다. 빠니보틀이나 여행 유투버를 보면 이런 싫어할 수 없는 인간적인 뻔뻔함을 결국 많이 장착하시게 되는 것 같다. 나는 특히 아드레날린이 돌기 시작하면 심장이 많이 두근거려서 누군가는 괜찮아, 천천히 하라고 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괜찮다! 웃으면 된다! 그럴 수 있다! 이 3가지 말을 해주고 싶다. 익숙해지고, 복기를 할 수 도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며 나를 보호하기 위해 고프로 액션 캠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량배들을 만나기 전에, 메디나를 물들일 석양을 보기 위해 친구들과 Marinid Tombs에 올라 갔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똑같은 일이 반복되서 영원한 도시라고 불렸던 로마처럼, 페스에서도 똑같은 시간에 기도의 시간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고, 기도문이 메디나를 채우고, 모스크의 첨탑들이 여전히 가장 너무 높은 건물이다. 그 때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석양과 반복되는 시간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많은 일들이 시간 속에서는 별 거 아님을, 또 동시에 수 백년 전 여행자들도 비슷한 수모를 겪었을 생각을 하면서 심심한 위로를 내 자신에게, 그리고 앞으로 페스를 겪을 여행자들에게 미리 권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로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로코를 가야한다. 이 모든 호객과 삥 뜯는 가이드를 뛰어 넘는 위대한 자연과 사람들과 그들의 삶의 방식이 있다. 여행이니 소수의 나쁜 경험이 방점을 찍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순간 뿐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순간을 그 순간으로만 흘려 보내는건 결국 우리의 몫이다) 돌아서서 남는 건 별똥별이 수놓던 사하라의 하늘과 무지개를 품고 있던 석양, 셰프샤우엔의 푸르름, 페스 가죽 공장의 민트향, 낙타를 타고 가던 삐그덕거림, 모닥불 앞 베르베르족의 노래뿐이다.

Yalla!

P.S. 호객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경지에 오른 듯한 유투버 한 분을 소개한다. 담백하고,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어떤 여행지를 가든 그 나라 언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하시는 먼치킨 같은 분이다. 닮고 싶은 여행 롤모델 중 하나이다.

P.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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